수필 및 평론

바람부는 숲에서

김 한 호 2019. 9. 7. 17:00

바람 부는 숲에서

김 한 호

(문학박사ㆍ문학평론가)

 

미세먼지가 가득 낀 날 숲을 찾아갔다. 부옇게 흐린 하늘이 산 속으로 들어가자 맑은 바람이 불면서 미세먼지가 잦아들었다. 나는 숲이 좋아 울창한 나무가 우거진 산을 자주 찾아간다. 숲 속에 가면 세상의 온갖 번뇌를 잊어버리고 조용히 사색할 수 있어 좋다. 게다가 풋풋한 초목들이 뿜어내는 피톤치드와 테르펜의 향기로운 숲 내음이 심신의 피로를 씻어주는 것만 같다.

숲은 생명이 살아 숨 쉬는 자연의 보금자리이다. 숲 속에는 온갖 생명체들이 살고 있다. 숲 속에는 새들이 살고, 짐승들이 살고, 곤충과 미생물도 산다. 숲 속에는 각양각색의 나무들과 풀들이 계절마다 형형색색의 꽃을 피운다. 숲 속에 사는 온갖 생명체는 서로 조화를 이루며 평화롭게 살아간다. 그래서 숲과 더불어 살아가는 생명체는 아름답다.

인간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숲을 파괴하고 자연을 훼손하고 있다. 그래서 날이 갈수록 공해와 오염이 심해지고 생태계가 파괴되어 많은 동식물들이 죽어가며 인간도 살기 어려운 환경으로 변해가고 있다. 인류 역사에서 가장 큰 위협은 전쟁, 굶주림, 전염병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핵무기보다 무서운 지구 온난화로 인류가 위기에 처해 있다.

그 중에는 급속한 인구 증가가 문제이다. 20세기초 16억 명이던 세계인구가 2050년에는 지구 한계인구인 100억 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한다. 인구 증가는 식량, , 천연자원 등의 부족을 가져와 지구의 생명을 단축시키는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또한 인구 증가는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시켜 기상이변과 동식물의 생존에 위협을 주고 있다.

지구가 탄생한 이후 지금까지 다섯 번의 멸종 위기를 맞았다. 대부분이 자연현상에 의한 것이었지만 앞으로의 멸종은 인간 때문이라고 한다. 최근 들어 100만 종의 동식물이 멸종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그 중에서도 식물종의 멸종이 동물종의 멸종의 2배에 이르고 있다. 식물종의 멸종은 인간과 동물이 호흡할 수 있는 산소와 식량을 제공받을 수 없어 연쇄적인 멸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동식물을 보호하고, 지구 온난화를 예방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발암 물질인 미세먼지가 나오는 공장의 매연과 자동차의 배기가스를 줄여야 한다. 더구나 지난해는 강원도에 큰 산불이 발생하여 숲이 불타고, 지구의 허파인 아마존 열대우림이 불타고 있으며, 미국, 호주, 러시아 등 여러 나라가 대형 산불로 지구가 타들어가고 있다. 게다가 기후 변화로 사막화되면서 농업과 목축을 하지 못하는 기후 난민들이 급증하고 있다.

우리는 아름다운 지구를 잘 가꾸고 보전하여 후세에 물려주어야 한다. 우주에는 태양과 같은 별이 1023개나 있다. 광대한 우주에서 태양의 행성인 지구는 5백만 전에 인류가 출현하여 기원전 5천 년부터 지금까지 출생한 인류의 수는 1082억 명으로 추정되며, 현재 74억 명이 살고 있다. 고등생물 종의 평균수명은 4백만 년에 불과하다. 이러한 인류가 공해와 오염으로 지구를 황폐화시킨다면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한 종뿐인 현생 인류는 머지않아 지구에서 멸종하고 말 것이다. 이러한 인류가 수많은 동식물이 살고 있는 지구에서 영원히 존재할 것처럼 자연을 파괴해서는 안 된다.

인간은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의 혜택 속에 문명과 문화를 누리다 자연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루소는 자연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동서양의 철학자나 예술가는 자연 속에서 깨달음을 얻었다. 로버트 프로스트는 숲에서 영감을 얻어 시를 썼으며, 데이비드 소로우는 숲 속에 살면서 월든을 남겼다. 베토벤의 전원 교향곡, 비발디의사계등 아름다운 음악들은 자연에서 얻은 감동들이다.

나도 자연의 영감을 받아 아름다운 작품을 쓰고 싶었다. 그러나 미세먼지로 가득 찬 하늘을 보면서 아름다운 글을 쓸 수가 없었다. 따라서 공해와 오염이 없는 쾌적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같이 노력해야겠다. 나도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