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및 평론

인류의 종말과 전염병

김 한 호 2017. 3. 15. 12:00

인류의 종말과 전염병

김 한 호

  지구의 종말을 예언한 대재앙은 아직까지 발생하지 않았다. 마야 문명의 달력, 노스트라다무스의 그림 예언, 주역이나 웹봇의 예언은 허구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에 미국의 과학자 중에는 100년 안에 6번째 대멸종이 오면 인류의 종말이 올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지구는 45억 년 전에 생성되어 35억 년쯤 생명이 탄생했다. 박테리아와 같은 원시 생명체가 광합성작용으로 산소를 만들어내고, 새로운 종이 탄생하여 진화해 왔다. 생물 종의 진화와 함께 5차례 멸종이 있었으며, 그 과정 중에 지구 생물의 99%가 사라지고 새로운 종이 탄생하기도 했다.
  인류는 600만 년 전에 유인원에서 진화하여 100만 년 전에 20여 종의 조상 중에서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가 20만 년 전 무렵에 등장했다.

  대형동물인 인류가 오직 한 종만으로 72억이라는 개체수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다른 생명체에 비해 우월한 지능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류는 지구를 자기들만의 것인 양 지배하면서 환경을 오염시키고 생태계를 파괴하여 전염병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들어 지구환경 변화로 조류 독감, 광우병, 구제역, 사스, 신종플루 등 새로운 전염병이 만연하면서 이들 생물학적 침입자들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더구나 세계가 지구촌화되면서 각종 바이러스, 박테리아, 곰팡이 등의 돌연변이가 일어나 백신이나 항생제로도 치료할 수 없는 슈퍼 전염병이 유행할 경우, 세계 어디라도 빠르게 퍼질 수 있어 인류가 멸종할 수도 있다.
인류 역사에서 가장 큰 위협은 전쟁, 굶주림, 전염병이었다. 전쟁이나 굶주림은 인간이 통제할 수 있지만 전염병은 속수무책인 경우가 많았다.

  전염병은 한번 창궐하면 인명 피해가 막대하여 국가가 멸망하거나 사회가 해체되어 역사의 흐름을 바꿔놓기도 했다. 천연두를 비롯하여 페스트, 한센병, 매독, 콜레라, 황열병, 말라리아는 인류의 역사를 바꾼 전염병들이다.
  전염병의 원조인 천연두는 기원전 12세기경 이집트에서 발병하여 인도, 중국을 거쳐 전 세계로 퍼지면서 3000년 동안 3억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갔다. 1519년 멕시코를 침략한 스페인 군대는 원주민들에게 천연두를 퍼뜨려 잉카제국을 정복했다.

  14세기 유럽에서는 흑사병이 만연하여 인구의 절반이 죽었으며, 봉건제도가 무너졌다. 그러나 천연두는 1979년 말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최근 100년 동안 100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전염병은 에이즈, 스페인 독감, 아시아 독감, 홍콩 독감, 에볼라, 콩고 홍역, 서아프리카 뇌수막염, 사스가 있다.

  그중에서 에이즈는 50년 동안 39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러한 질병들은 인류를 괴롭혀 온 재앙으로 앞으로도 인류를 멸종시킬 위협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5년 5월 중동을 다녀온 메르스 감염환자 한 사람을 초기에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여 186명이 감염되고 36명이 사망한 전염병 대란이 발생했다.

  정부와 병원의 허술한 방역체계로 온 국민들이 불안에 떨고, 경제적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힌 메르스 사태가 3개월 만에 종결되었다.

  앞으로 메르스보다 더 강력한 병원체가 전 세계로 전염된다면, 6번째 대멸종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