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한번 웃어보자
그냥 한번 웃어보자
김 한 호
(문학박사, 수필가, 전 고등학교 교장)
가끔 그냥 한번 웃어보자. 웃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혼자 바보처럼 웃어보고, 곁에 있는 사람 보고 씽긋 웃어보자. 이상하게 쳐다봐도 좋고, 미친놈이라고 해도 좋다. 내 기분이 좋으면 그만 아닌가. 웃는 얼굴에 침 뱉겠는가?
아침에 일어나면 거울을 보고 싱글벙글 웃어보자. “오늘은 좋은 일이 있을 거야! 즐거운 일이 있을 거야!”라고 자기 암시를 하면서 가장 멋진 스마일 표정을 지어보자. 또 잠자기 전에 웃어보자. 오늘 일어난 일 중에서 가장 재밌거나 즐거운 일을 생각하면서 히죽히죽 웃어보자. 웃으면 복이 온다니까 좋은 꿈을 꿀지도 모른다.
우리 옆집 할머니는 90살이 넘었는데, 이도 없는 입을 한 바가지나 벌리고 웃는다. 내가 보면 웃을 일도 없는데, 그냥 웃는다. “왜 사냐건 / 웃지요”라고 말한 시인처럼 말이다. 그런데 날마다 뭐가 그리 중요하고 바쁜 일이 많다고, 화를 벌컥벌컥 내고 빨리빨리 살아야 한단 말인가. 지난 일들을 뒤돌아보면 부질없는 일인데….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는 웃음이 사라져가고 있다. 모두들 이를 앙다물고 경쟁하듯이 살아가고 있다. 자신의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일에 쫓기는 노예가 되고, 화를 내고 스트레스를 받으며 웃음을 잃어가고 있다. 그래서 외국사람들이 한국 사람들의 얼굴 표정을 악어와 같다고 했다. 얼마나 표정이 굳어있으면 입을 꽉 다물고 있는 악어처럼 보였을까?
80살을 산 노인이 자신의 인생을 돌이켜보니, 잠자는 데 26년, 일하는 데 21년, 밥 먹는 데 6년, 사람을 기다리는 데 6년을 보냈지만, 웃는 데는 22시간 3분밖에 쓰지 못했다는 통계가 있다. 웃을 일이 없어서가 아니라 웃지 않고 살았기 때문이다.
한국 사람들은 잘 웃지 않는다. 한국 사람들이 잘 웃지 않는 까닭은 유교문화의 영향으로 웃음이 헤푼 사람은 점잖지 못한 사람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은 유머를 잘하고 잘 웃는 사람이 건강하고 성공한다고 한다. 웃으면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과 토파민이 나와 건강에 좋고, 웃는 얼굴은 남에게 호감을 주며 긍정적인 이미지로 대인관계에 좋은 영향을 미쳐 성공한다는 것이다.
얼굴은 부모의 유전자를 타고 나는 것이지만 얼굴 표정은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에 자기 마음대로 바꿀 수가 있다. 그래서 얼굴 표정은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남에게 전달하기 때문에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남을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얼굴 표정을 잘 관리해야 한다.
대개 사람들은 처음 보는 상대방의 얼굴 표정을 보고 그 사람을 판단한다. 사람의 얼굴은 0.13초라는 짧은 시간에 눈을 중심으로 역삼각형으로 코와 입의 표정을 보고 호감과 비호감으로 구분하게 된다. 그래서 잘 생긴 사람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긍정적인 감정이 생기게 된다.
그러므로 자신이 하는 일과 사랑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자신의 얼굴을 호감이 가는 좋은 인상으로 만들어야 한다. 좋은 인상을 갖기 위해서는 항상 밝고 온화하게 미소 짓는 얼굴로 품위 있는 말을 하며 남에게 선행을 베풀어야 한다. 또한 웃음은 상대방에게 전염된다. 내가 웃으면 상대방도 웃게 되고, 서로 기분이 좋아지며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행복하기 때문에 웃는 것이 아니라 웃기 때문에 행복해지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남에게 호감을 주는 밝은 얼굴로 행복하게 살기를 원한다. 행복은 남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즐거움과 만족에서 오는 삶의 보람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행복한 삶을 위하여 자주 웃어야 한다. 웃는 얼굴이 건강과 성공, 행복을 위해서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가정이나 직장에서 웃음꽃을 피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