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첩

학생을 학생답게, 인성중심 교육풍토 만들다(교육부 행복한교육, 2014.5.1.)

김 한 호 2017. 3. 16. 10:08

학생을 학생답게, 인성중심 교육풍토 만들다

 

글│김한호 완도금일고등학교 교장

 

 

 선생님의 최고 덕목은 ‘학생을 사랑하는 일’

  교육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데 있다. 그러므로 인간을 가르치는 일, 즉 지혜를 깨닫게 하고, 바람직한 행동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사랑’이다. 사랑의 본질은 ‘열정’, ‘헌신’, ‘친밀감’이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랑이 없는 교육은 한낱 지식 전달에 불과하다. 따라서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가져야 할 최고의 덕목은 ‘학생을 사랑하는 일’이다.
  그래서 필자는 중·고등학교 3개 학교에서 교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학교 교육의 가장 소중한 가치를 ‘사랑’, ‘꿈’, ‘행복’으로 설정하고 학교 경영에 반영하려고 노력하였다. 그리하여 학교 교육의 슬로건을 “사랑으로 꿈을 키우는 행복한 학교”로 정하고, 교장뿐만 아니라 모든 선생님이 학생에게 사랑을 몸소 실천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학교는 무엇보다도 학생 생활지도가 잘 되어야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바른 인성을 함양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원칙과 기본에 충실한 학교를 경영하였다. 그래서 교장으로 근무하는 학교마다 생활지도에 역점을 두고, 학생들이 자율과 책임에 따른 학생생활규정을 준수하도록 지도하였다.
  필자는 초임 교장을 고향인 광양을 희망하여 광양태금중학교에서 하게 되었다. 이 학교는 전교생이 100여 명 남짓한 소규모 학교로 학교 주변에는 많은 공장들이 밀집해 있어 공해가 심하고 학교 환경이 매우 열악하였다. 그런데다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빈곤한 도시 노동자로 학교 교육에 관심이 없었으며, 부모가 이혼한 결손가정의 학생이 많아 학습뿐만 아니라 생활지도에 어려움이 많았다.
  특히 아침을 먹지 않고 등교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이들은 결손가정의 학생들로 식량이 없어 밥을 굶는 게 아니라, 밤늦도록 유흥업소를 돌아다니거나 컴퓨터 게임을 하다가 늦잠을 자서 아침을 굶고 등교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이들은 비행 청소년들과 어울려 말썽을 일으키며, 학교 규칙을 지키지 않고 선생님의 지도에 잘 따르지 않았다. 그래서 생활 습관이 나쁜 학생들을 선별하여 사제동행 결연을 맺고, 교장과 선생님들이 개별 상담과 가정 방문을 수시로 하여 생활 습관을 고쳐나가도록 도와주었다.
  또한 학교생활에 흥미를 갖도록 동아리 활동을 권장하고, 친구들과 멘토·멘티를 만들어 또래상담과 협력학습을 한 결과, 학습 태도와 생활 습관이 좋아져 공부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기업체에서 학교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전교생을 야간 심화·보충학습을 실시하여 학력 향상에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

 

 

인생의 안내자 선생님을 멘토로… ‘사제동행 프로그램’ 추진

  광양태금중학교는 2010년 여름에 태풍으로 인해 본관 건물이 붕괴 위험이 있고, 공해가 심각하여 학부모와 지역민의 뜻에 따라 광양제철중학교와 통폐합을 하였다. 필자는 힘겹게 통폐합을 추진한 후, 2011년 3월에 광양의 신도시에 있는 22학급 800여 명의 광양중동중학교로 자리를 옮겼다.
  이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미래에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학력 향상과 특기·특성 계발에 노력하였다. 그리고 인성 교육에 역점을 두고, 본관에 “예절·질서·청결의 생활화로 바른 인성 함양”이라는 현판을 걸어두고 생활지도를 하였다. 특히 예절은 ‘공손하게 인사하기’, 질서는 ‘남을 배려하기’, 청결은 ‘정리정돈 잘하기’를 실천하도록 하였다.
  학생 생활지도는 처벌이나 규제보다는 학생의 자율적인 성장 발달을 도와주는 데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선생님은 학생의 인생 안내자로서 멘토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사제동행 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 그래서 교사와 학생 간에 결연을 맺어 상호 공감과 소통으로 학생 개개인의 문제를 해결하고 갈등을 해소함으로써 사제 간에 정을 돈독히 하는 계기가 되도록 하였다.
  또한 자율과 책임의 학교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학생생활규정을 위반한 학생에게 ‘상·벌점제’를 적용하였다. 상·벌점에 따라 ‘학생 자치법정’을 운영하여 학생들이 잘 지키지 않는 용의 복장 위반, 욕설, 쓰레기 함부로 버리지 않기 등 교칙 위반행동을 철저히 지키도록 하였다. 또한 ‘상·벌점제’를 적용함으로써 지각이나 수업시간에 자는 학생이 줄어들어 면학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우리나라 학교 교육은 입시 위주의 교과 학습에 치우쳐 학생의 정서 발달과 인성 함양이 미흡한 실정이다. 그래서 2013학년도에 교육부 요청 생활지도 연구학교를 운영하였다. 연구 주제는 “실천 위주 인성교육 프로그램 적용을 통한 인성 함양”으로 인성 덕목인 정직, 책임, 공감, 소통, 자율, 긍정을 내면화하고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하였다. 특히 올바른 인성은 좋은 습관에서 비롯되므로 ‘좋은 습관 기르기’에 중점을 두고 지도하였다.
  또한 생활지도는 학생들의 자발적인 노력에 의해서만 개선이 가능하므로 학생회 활동을 활성화하였다. 학생회 활동으로는 교문지도, 교내 순찰, 에너지 지킴이, 급식 도우미, 또래상담 활동 등을 하였다. 또한 학생회에서 매월 학급별 장기 자랑, 장애인 체험, 학교폭력예방 UCC 만들기, 친구 칭찬하기, 체육 활동 등 이벤트 행사를 추진하여 즐거운 학교를 만들었다.
  그리고 동아리 활동을 통해 선생님이 학생의 소질을 조기에 발굴하여 진로 지도를 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 결과 성악에 뛰어난 자질을 가진 학생이 SBS 스타킹에 출연하였으며, 전국소년체전 태권도 은메달과 탁구 동메달을 획득하였고, 학생 문예작품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학생들이 꿈과 끼를 발휘하였다.
  이와 같이, 학교 경영을 학생 생활지도에 중점을 둔 결과, 학생들의 인성 함양뿐만 아니라 학력 향상과 특기·적성 계발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특히 생활지도를 통해 학교폭력, 성범죄, 흡연, 게임, 자살, 가출, 비행 등을 예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학생이 선생님에게 불손한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사전에 지도함으로써 선생님을 존경하고, 선생님 또한 학생을 사랑함으로써 학생과 선생님 모두가 행복한 학교가 되었다.

 

 

선생님과 학생이 소통하는 행복한 학교 만들기

  필자는 올해 3월에 완도금일고등학교 교장으로 발령을 받았다. 네 번째 섬 생활을 숙명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한편 ‘중등 교직 그랜드 슬램’을 하게 된 셈이다. 교직생활 34년 동안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담임을 하고, 교무부장을 비롯하여 다양한 부장을 하였다. 그리고 장학사 시험에 합격하여 교육연구사와 장학사를 거쳐 고등학교 교감과 중학교 교감을 마치고, 중학교 교장을 하고 이번에 고등학교 교장을 함으로써 중등 교직을 모두 경험하게 되었다. 참으로 영광스럽고 기록적인 일이다.
  그리고 중·고등학교 교감과 교장으로 근무하는 동안 ‘학교평가 최우수학교’, ‘전국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 ‘인성교육 최우수학교’, 4개 학교에서 ‘연구학교’와 4개 학교에서 ‘학교숲 가꾸기’를 하여 ‘아름다운 학교숲 전국대회’에서 수상하는 등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
  필자는 2015년 2월말이면 정년을 하게 된다. 돌이켜보면, 지난날 나의 교직생활은 참으로 힘들고, 한편으로는 행복했었다. 더러는 후회스럽고 안타까운 일도 많았다. 그러한 일 중에는 남에게 말할 수 없는 부끄러운 일도 있었다. 그러한 세월이 이제는 그립고 아쉬운 날들이 되어 버렸다. 그러한 까닭은 그동안 학생들에게 사랑을 더 베풀지 못한 아쉬움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그립고 아쉬운 날들이 조금은 남아 있다. 학생을 사랑으로 지도하여 그들이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꿈을 키우는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일이 남아 있다. 그래서 완도금일고등학교에서는 특색교육을 “교사·학생 멘토링을 통한 인성교육”으로 정하였다. 사제동행 활동을 통하여 선생님과 학생이 다정한 정을 나누며 소통하는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