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와 낙타 김 한 호 진눈깨비가 내리는 어두운 저녁에 시장 골목에서 낙타처럼 등이 굽은 사람이 일을 하고 있었다. 조심스럽게 다가가 보니 어떤 노파가 폐지를 모으는 중이었다. 리어카에는 종이박스와 폐품들이 너저분하게 실려 있었다. 땅거미가 저문 늦게까지 리어카를 다 채우지도 못한 채 폐지를 줍는 할머니가 짠해 보였다. 10여 년 전에 인도를 여행할 때였다. 해 질 녘에 노인과 소년이 호텔 앞에 낙타를 몰고 왔다. 낙타를 앉혀 놓고 소년이 춤을 추고, 노인은 헝겊으로 만든 낙타 인형을 팔고 있었다. 수공예품으로 만든 낙타는 자기 집에서 만들었을 성 싶었다. 우리 일행은 가난한 노인과 소년을 위해 낙타 인형을 사 주었다. 어두운 밤에 폐지를 줍는 노파가 왜 낙타처럼 보였을까? 등이 굽은 노인이 앉아 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