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문학』 2024년 11월호(통권 388) 초록빛 추억 김 한 호 추억은 그리움이다. 그립다는 것은 지난날이 아름답고 행복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오히려 고통스럽던 그 시절이 잊히지 않고 기억 속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젊은 날의 기억은 세월이 흐를수록 아름다운 추억으로 승화되는 것만 같다. 고희를 지나니 기억 저편의 일들이 그리워 반추하듯 지난 일들을 찾아보고 싶었다. 그중 하나가 군대생활을 할 때 연인과 주고받은 편지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편지는 군사우편이라 그 당시 일들이 제대로 기록되지 않았다. 그래서 내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러웠던 공수특전사에서의 일들을 회상해보고 싶었다. 그해 여름은 비가 내리지 않아 초목이 타들어가고 풀벌레 소리마저 들리지 않았다. ROTC 소위로 임관한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