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한 호
(문학박사ㆍ수필가ㆍ문학평론가)
사람들은 부자가 되면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한다. 부자는 돈에 궁핍하지 않고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살 수 있어 가난한 사람보다 유리한 점이 많다. 그렇다고 아무나 부자가 되는 것도 아니지만 부자라고 다 행복한 것도 아니다. 국가도 마찬가지이다. 국민소득과 행복지수는 반드시 비례하지 않기 때문이다.
‘2023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인 부자 수는 45만 6천 명으로 전체 인구의 0.89%이며 70.6%가 수도권에 살고 있다. 한국의 부자는 부모로부터 증여나 상속을 받은 사람이 60%이며, 그 외 사업이나 부동산으로 돈을 번 사람들이다. 자신의 근로소득으로 부자가 된 사람은 11.3%에 불과하다고 하니, 일개미 같은 서민이 부자가 되기는 복권 당첨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부자가 되기 위해 일생에 한 번 찾아올지도 모를 일확천금의 행운을 바라고 매주 복권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 로또복권 1등에 당첨될 확률은 814만 분의 1이다. 벼락 맞을 확률이 119만 분의 1이라고 하니, 1등 당첨은 벼락부자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설문조사에 의하면 로또복권 당첨자들의 53%는 배우자에게도 알리지 않는다고 한다.
2002년 12월에 로또복권이 출시된 이후 1등 최고 당첨 금액은 2003년 4월 12일에 당첨된 한 경찰관이 407억 2천만 원을 받았다. 그는 한국에서 살기가 불안하여 직장을 버리고 미국으로 이민을 가버렸다. 1등 최저 금액은 2013년 546회 때 30명이 당첨되어 1인당 4억 600만 원을 받았다. 로또복권 당첨자들이 당첨금을 받을 때 기부를 부탁하지만 기부하는 고액 당첨자들은 소수라고 한다.
최근 미국 파워볼 1등 당첨자는 1조 8천억 원을 받았다. 그러나 갑자기 부자가 된다고 행복해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돈보다도 각자 고유의 행복 수준이 있기 때문이다. 돈은 윤택한 삶을 살아가기 위한 수단일지는 몰라도 결코 인생의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돈에 대해 지나친 애착보다는 안분지족할 줄 아는 삶을 살아야 한다.
부자와 빈자는 재산의 많고 적음보다는 가치관과 삶의 방식의 차이이다. 부자로 사는 길은 근검 절약하는 생활습관에 있다. 로또 당첨자들이 일확천금을 횡재하고도 얼마 못 가서 돈을 낭비하고 불행해지는 까닭은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부자의 지혜를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부자들을 연구한 결과, 부자와 빈자의 차이는 ‘부자는 성공을 위해, 빈자는 오락을 위해 시간을 보낸다.’ ‘부자는 투자에, 빈자는 소비에 관심이 많다.’ ‘부자는 정리정돈을 잘 하고, 빈자는 지저분하다.’ ‘부자는 책을 읽고, 빈자는 TV나 스마트폰을 본다.’ ‘부자는 사색하고, 빈자는 시끄럽다.’
부자와 빈자의 차이는 행복을 추구하는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 우리는 가진 돈을 얼마나 가치 있게 쓰느냐가 중요하다. 진정한 부자는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자기가 가진 것에 만족하며 자신의 삶에 감사하고 남을 도우며 살아간다. 그들은 돈을 자신의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 같이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가난하고 불우한 사람들을 도와주며 베푼다.
인생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 세상을 떠나는 그날까지 자기가 가진 것을 얼마나 가치 있게 쓰느냐가 중요하다. 자신의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얼마나 보람된 일인가. 우리들이 비록 부자가 아니더라도 살아가는 동안 서로 돕고 베푸는 선행을 실천하고 있다면 마음이 부자인 행복한 사람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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