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매일신문 - 김한호 에세이

기후 변화와 철새

김 한 호 2026. 3. 12. 11:45

전남매일신문 2026.3.12.()

 

 

기후 변화와 철새

 

김 한 호

문학박사ㆍ수필가ㆍ문학평론가

 

아름다운 삶이란 자연과 더불어 사는 것이다. 우리가 자연 속에 살고 있다는 것은 지구의 모든 생명체와 함께 공존하며 사는 것이다. 그래서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아름다운 자연을 보호하고 가꾸며 살아야 한다.

 

그러나 인간은 자연을 물욕의 대상으로 여겨 무분별하게 자연을 파괴하고 지구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다. 이로 인해 생태계가 파괴되어 수많은 동식물이 죽어가며 인간도 공해와 오염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므로 아름다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연을 보호하고 환경오염을 예방하는 지혜로운 마음이 있어야 한다.

 

지구는 454000만 년 전에 생성되어 최초의 생명체인 시아노 박테리아가 탄생하여 진화하는 동안 다섯 번이나 멸종 위기를 맞았다. 이로 인해 지구에 존재했던 생물의 99%가 멸종했다. 다행히 멸종되지 않은 생명체가 진화하여 13천만 년 전에 최초의 꽃 암보렐라 트리코포다가 꽃을 피웠다. 그 꽃이 진화하여 열매를 맺음으로써 동식물들이 번성하여 지금의 지구를 형성하게 되었다.

 

그런데 400만 년 전에 원시 인류가 진화하여 20만 전에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가 출현했다. 현생 인류는 수많은 동식물이 살고 있는 지구 생태계를 무분별하게 파괴하고 있다. 고등생물 종의 평균 수명은 400만 년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호모 사피엔스 한 종뿐인 현생 인류가 지구에서 영원히 존재할 것처럼 군림하고 있다.

 

최근 100여 년 동안 인간이 저지른 과오 때문에 지구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현재 지구에는 약 1250만 종의 생물이 살고 있다. 그런데 매년 25000에서 5만 종의 생물이 멸종하고 있다. 우리가 100년 동안 파괴한 생물종을 복원하려면 500만 년이 걸린다.

 

인간의 멸종은 지구뿐만 아니라 우주도 공멸하게 될지도 모른다. 우주에는 셀 수 없이 많은 별이 있기 때문에 지구 환경과 유사한 수많은 행성뿐만 아니라 떠돌이별에도 생명체가 존재하리라 추측하고 있다. 그렇지만 오직 초록 행성인 지구에만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지구의 멸망은 곧 우주 전체가 생명이 없는 공허한 시ㆍ공간으로 남게 될 것이다.

 

그래서 유엔을 비롯하여 세계 각국에서는 지구를 살리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다. 왜냐하면 지구는 인간만의 것이 아닌 모든 생명체가 살아가야 할 터전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지구의 위기를 재촉하는 자연 현상 중 하나가 기후 변화로 계절이 바뀌어도 떠나지 않는 철새가 있다. 지난 겨울과 올봄에 나는 겨울 철새와 흑두루미를 보러 순천만 습지를 찾아갔다. 세계 5대 습지 중 하나인 이곳에는 희귀한 철새를 비롯하여 250여 종의 철새들이 겨울나기를 하고 있다. 특히 흑두루미는 천연기념물 제228호이며, 멸종위기 야생동물 급으로 순천만의 상징이다.

 

순천만은 2006람사르 습지2021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한국의 갯벌로 등재되었다. 순천만 갯벌은 동천과 이사천 두 물줄기가 만나 남해로 흘러드는 어귀에 22.6의 드넓은 갯벌과 국내에서 가장 넓은 5.4의 갈대숲이 아름다운 수묵화처럼 펼쳐져 있다.

 

순천만 습지에 흑두루미가 올해는 작년보다 1000마리 늘어난 역대 가장 많은 8600마리가 날아왔다고 한다. 순천만 습지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광경은 참으로 경이로웠다. 벼를 수확한 들녘에 수천 마리의 흑두루미가 일제히 하늘 높이 솟아오르며 펼치는 군무는 환상적이며, 떼 지어 우짖는 소리가 마치 자연 교향곡처럼 들렸다.

 

흑두루미는 10월 중순경에 시베리아 동부에서 230028일간 날아와 순천만 습지에서 월동하다 이듬해 3월에 번식지로 떠나간다. 그러나 기후 변화로 인해 겨울 철새 중 민물가마우지,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뿔논병아리, 원앙은 떠나지 않고 텃새처럼 살고 있다. 하지만 계절이 바뀌면 철새들은 미련 없이 떠나야 한다.

 

떠나야 할 때를 알고 떠나는 철새는 아름답다. 계절이 바뀌면 무리지어 날아가는 철새들의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러나 기후변화로 계절이 바뀌어도 떠나지 않고 머물러 텃새화된 철새들을 보면 마음이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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