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매일신문 2026년 5월 7일(목)
요지경 같은 보물
김 한 호
문학박사ㆍ수필가ㆍ문학평론가
내 손안에는 요지경 같은 보물이 하나 있다. 내 삶의 동반자가 되어 이제는 하루라도 없으면 세상살이가 불편하다. 이 마법 같은 보물은 스마트폰으로 현대인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필수 도구가 되었다.
스마트폰 시대는 2007년 1월 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스티브 잡스(1955~2011)가 아이폰을 처음 선보이며 시작되었다. 어느새 이 괴물은 우리 모두의 손안에 들어와 인류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모든 정보와 지식은 파도처럼 물결을 타고 시간과 공간의 벽을 넘어 스마트폰이라는 바다에 닻을 내렸다. 그리하여 이제는 누구라도 그 바다에서 보물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스마트폰을 활용하면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분야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인터넷에 접속하여 방대한 자료를 얻는 것은 물론, 전 세계 사람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자신의 분신처럼 여기는 포노 사피엔스인 신세대들은 수시로 정보를 검색하며 지식의 바다를 자유롭게 헤엄쳐 다닌다.
또한 스마트폰에는 일상생활에 유용한 전화, 시계, 카메라, 문자 메시지, SNS, 이메일, 내비게이션, 모바일 뱅크, 인터넷 쇼핑, 공공 서비스, 각종 애플리케이션(APP) 등 다양한 기능이 많다. 다만 사용 방법을 몰라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할 뿐이다. 과거 전통사회에서는 할아버지가 손자를 가르쳤지만, 스마트폰이 출현하면서 이제는 거꾸로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사용법을 배우는 시대가 되었다.
스마트폰은 인터넷이라는 거대한 네트워크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다. 서로가 익명으로 소통하기 때문에 나 역시 소셜 미디어나 메신저를 통해 얼굴도 모르는 이들과 소통하곤 한다. 그러나 서로 마주 보며 대화를 나누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인간적인 친밀감을 느끼기에는 한계가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이 탑재되어 활용 범위가 더욱 무궁무진해졌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제공하는 지식과 정보 중에는 불확실한 것도 많다. 게다가 인공지능이 문학 창작의 영역까지 침범하면서 인간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저하시키고 있다. 심지어 일부 작가는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쓴 글을 발표하기도 한다.
이처럼 스마트폰은 이로운 점도 많지만 부작용도 크다. 스마트폰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접근할 수 있다. 그래서 장시간 사용할 경우 건강을 해치거나 중독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가짜 뉴스가 유포되거나 사이버 범죄에 노출될 위험도 크다. 나 또한 과거에 가짜 정보에 속거나 해킹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 이처럼 스마트폰은 편리하지만 한편으론 위험하다.
21세기 디지털 문명 속에서 우리의 삶은 편리한 반면 인간성을 상실해가고 있다. 현대사회는 파편화된 개인이 모여 살기 때문에 공동체 의식이 희박하며, 타인에 대한 배려보다는 개인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많다. 또한 윤리의식 부재로 온라인상에서 무분별한 비난과 사이버 폭력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스마트폰은 영혼이 없는 기계에 불과하다. 생명의 소중함과 인간다움을 유지하는 것은 오직 인간만이 가진 고유한 특성이다. 감성이 없는 스마트폰을 단지 도구로만 지혜롭게 이용해야지, 스마트폰에서 제공하는 정보나 지식을 맹목적으로 신뢰하여 우리의 삶을 스마트폰 기계에 맡겨서는 안 된다.
설령 인공지능이 인간의 능력을 추월할지라도 만물의 영장인 인류가 그동안 쌓아온 지혜와 경험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다. 따라서 스마트폰이 우리에게 무한한 정보와 지식을 제공한다 해도 결국 무엇을 얻고 무엇을 지켜낼지는 우리가 해야 할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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