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및 평론

살아있는 것들을 사랑해야지

김 한 호 2022. 8. 23. 15:58

살아있는 것들을 사랑해야지

 

김 한 호

 

살아있는 것들은 아름답다. 자연 속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는 아름답다. 우리 인간도 모든 동식물과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야 아름답다. 그래서 행복한 삶이란 아름다운 자연과 더불어 사랑하며 사는 것이다.

 

우리가 자연 속에 살고 있다는 것은 들에 핀 풀꽃처럼, 하늘을 나는 새처럼, 자연스럽게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다. 그런데 인간은 어릴 때부터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있다. 물질문명에 길든 인간은 자연을 소유의 대상으로 여기며, 자연을 파괴하고 동식물을 함부로 살생하고 있다. 그러면서 하나 뿐인 지구를 마치 인간만의 것인 양 지배하고 있다.

 

이러한 일은 아이들도 마찬가지이다. 며칠 전에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개미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 아이들이 개미에게 싸움을 시키면서 개미 다리가 떨어져나갔다. 그런데 그들이 놀다 떠나면서 부상당한 개미뿐만 아니라 개미집을 짓밟아 많은 개미들을 죽여버렸다. 마치 사이버 공간에서 게임을 하듯 개미를 없애버린 것이다.

 

요즘 아이들은 사이버 게임하듯 살아있는 것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죽이거나 파괴한다. 사이버 공간에서는 개미를 죽였다가 살릴 수도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사이버 게임에 익숙한 아이들은 살아있는 생명체와 가상현실에서의 아이템을 혼동하는 듯하다. 이처럼 가상현실에서 죽이는 데 익숙하다보니 살인이나 자살을 쉽게 생각하는 생명경시 풍조가 만연하고 있다.

 

이러한 일 중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하는 축제도 문제이다. 어떤 행사에서는 열매나 식물을 마구잡이로 채취하고, 산천어나 짱뚱어를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잡는 대회를 한다. 이와 같이 자연물을 착취하고 살생을 자행하는 흥미 위주의 행사는 오히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잘못된 체험학습을 가르치고 있는 셈이다. 이보다는 아이들에게 직접 동식물을 기르고 가꾸게 함으로써 동식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도록 해야 한다.

 

우리들이 어릴 때는 집집마다 소나 돼지를 기르고, 텃밭에서 채소를 가꾸었다. 학교에서는 학급마다 닭이나 토끼를 길러 날마다 동식물이 성장하는 과정을 관찰하는 자연학습을 하였다. 이와 같이 동식물의 생태를 파악하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살아있는 것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길렀다.

 

동식물을 기르고 가꾸는 일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교육이다. 동식물을 기르고 가꾸기 위해서는 관심과 애정이 있어야 하며 근면하고 성실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을 보살피는 과정에서 관찰력과 창의성이 길러진다. 이것이 바로 전인교육이다.

 

또한 동식물을 기르고 가꾸는 것은 살아있는 생명체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동물을 기르고 식물을 가꾸는 마음은 소유하는 마음이 아니라 또 하나의 생명체를 돌보는 일이다. 우리가 동물을 길러 새끼를 낳게 하고, 식물을 가꾸어 열매를 맺게 하는 것은 자연 생태계를 보전하는 길이다.

 

그런데 요즘 학생들은 교실에서 성적 위주의 공부만 열심히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살아있는 것들을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물질만능 사회에서 남보다 더 많이 가져야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이기적인 인간이 되어가고 있다.

 

그러므로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자연을 사랑하고 생명을 존중하는 지혜를 깨우쳐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이기적인 욕심을 버리고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남과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 모두가 아름다운 자연 속에 살면서 사람들 마음마다 사랑이 깃든 행복한 세상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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