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날 때 웃어라
김 한 호
최근 들어, 우리 사회에서 웃음이 사라져 가고 있다. 각종 재난과 범죄로 사회가 불안하고, 경기 침체로 생활이 어려워지자 우리 국민들이 우울해지고 있다. 게다가 경쟁은 치열하고 삶의 질은 나아지지 않아 가정이나 직장에서 화를 내며 안절부절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하지만 지금보다 가난하고 살기 어려운 옛날에도 우리 조상들은 해학과 풍자로 웃음으로 눈물을 닦으며 살았다. 그중에서도 신라인의 미소가 새겨진 와당과 하회탈은 모나리자의 미소보다도 더 은근한 멋을 느낄 수가 있다. 그뿐만 아니라 마당놀이의 재치 있고 익살스러운 농짓거리는 절로 웃음이 난다.
80살을 산 노인이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니 잠자는 데 26년, 일하는 데 21년, 밥 먹는 데 6년, 사람을 기다리는데 6년을 보냈지만, 웃는 데는 22시간 3분밖에 쓰지 못했다는 통계가 있다. 웃을 일이 없어서가 아니라 웃지 않고 살았기 때문이다.
‘한 번 웃으면 한 번 젊어진다.(一笑一少)’
불로장생을 바라던 진시황이나 알렉산더, 칭기즈칸, 나폴레옹 같은 영웅들도 이걸 몰랐을 것이다. 그래서 알렉산더는 33살에 죽고, 진시황은 49살에, 칭기즈칸은 65살에, 나폴레옹은 52살에 죽었다. 세계의 정복자들도 웃음이 부족하여 장수하지 못한 모양이다. 그나마 칭기즈칸이 가장 많이 웃었던 셈이다.
우리 옆집 할머니는 90살이 넘었는데, 이도 없는 입을 한 바가지나 벌리고 웃는다. 내가 보면 웃을 일도 없는데, 그냥 웃는다. ‘왜 사냐건/웃지요’라고 한 시인처럼 말이다. 그런데 뭐가 그리 중요하고 바쁜 일이 많다고, 화를 벌컥벌컥 내고 빨리빨리 살아야 한단 말인가.
성경을 수천 번 읽은 이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헛되도다. 모든 것은 다 지나간다’라는 구절이었다고 한다. 금강경의 마지막 구절에도 ‘모든 것은 내 마음에 있는 것으로 마음 밖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그런데도 우리는 부와 명예를 얻기 위해 일과 시간에 쫓기는 노예가 되고,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화를 내고 스트레스를 받으며 자신의 행복을 잃어가고 있다.
더욱이 우리 사회는 치열한 경쟁의식과 사회 양극화로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면서 관용과 배려의 미덕은 찾아볼 수 없고, 비난과 분노가 난무하며 상대방의 잘못을 참지 못하고 화를 내는 사람을 볼 수 있다. 그러나 화를 내는 일은 자신뿐만 아니라 남에게도 상처를 주는 일이다. 그러므로 가정이나 직장에서 불화를 일으키는 언행은 우리들의 행복을 깨뜨리는 일이므로 아무리 사소한 일일지라도 화를 내지 말고 서로 갈등을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법구경에 ‘성 안 내는 그 얼굴이 참다운 공양구요, 부드러운 말 한마디 미묘한 향이로다’라는 말이 있다. 화를 내지 않고 부드러운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인격이 성숙한 사람은 화가 날 때 화를 내지 않고 웃는다고 한다. 그러므로 화가 날 때 자신을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중의 하나가 명상이다. 화가 나면 조용히 눈을 감고 지금 이 순간에 일어나고 있는 일을 생각해봐야 한다.
그리고 화가 날 때, 그냥 한 번 웃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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