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베풂의 기부
김 한 호
최근에 사우디아라비아 알 왈리드 왕자가 개인 재산 36조 원을 기부하겠다고 하여 화제가 되고 있다. 이슬람교에서는 자카트(Zakat)라고 하여 자신의 소득 중 일부를 사회에 기부하여 경제적 약자를 돕는 관습이 있다. 불교와 천주교, 기독교 등 여러 종교 단체에서도 봉사와 기부를 통해서 불우한 사람들과 소외된 이웃을 돕는 미덕이 있다.
개인적으로 불우한 사람들을 돕거나 사회에 기부하여 자선사업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거액을 기부하여 자선사업을 한 록펠러와 카네기는 부의 사회 환원을 통해 미국 사회를 복지국가로 건설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최근 들어 세계 최고의 부자인 빌 게이츠와 투자의 달인 워렌 버핏은 많은 재산을 사회에 기부했다. 이들의 영향으로 미국사회에서는 자신의 재산을 기부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우리나라에서도 제주 출신 기생 김만덕이나 경주 최씨 집안의 기부 미담이 전해오고 있다. 또한 가수 김장훈이나 배우 문근영, 피겨여왕 김연아는 기부 천사로 알려져 있다. 이 외에도 평생 모은 문화재나 귀중한 자료와 물건 등을 국가에 기부하거나, 김밥을 팔아 번 돈을 대학에 기부한 김밥할머니를 비롯하여, 20여 년간 리어카를 끌며 파지를 모아 판 돈을 지체장애인들에게 전달한 훈훈한 이야기도 있다. 이와 같이 우리 주위에는 많은 사람들이 기부를 통해 남을 돕는 선행을 베풀고 있다.
예로부터 우리 국민들은 천재지변이나 재난이 발생하면 너나없이 불우한 이웃을 돕기 위해 십시일반(十匙一飯)으로 성금을 냈다. 이는 비록 가난하지만 서로 따뜻하게 정을 나누며 살았던 우리 민족의 정겨운 삶의 모습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사회가 각박해지면서 예전의 아름다운 미덕이 차츰 사라져 가고 있다.
더욱이 대기업가나 재산이 많은 사회 지도층, 고위 공직자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 중에는 기부에 인색한 사람들이 많다. 나만 잘 먹고 잘 살면 된다는 생각이 팽배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성숙된 선진사회를 만들기 위해 더불어 사는 나눔과 베풂의 기부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도록 남보다 더 가진 사람들이 솔선수범해야 한다.
하지만 나눔과 베풂의 기부는 빌 게이츠나 워렌 버핏 같은 억만장자나 가진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 아니다. 그것은 누구라도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미덕이다. 더구나 평생 힘들여 모은 재산을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고, 불우한 사람들을 위해 남기고 떠나는 사람이야말로 얼마나 아름다운 인생인가!
게다가 남에게 선행을 베풀면 자신도 행복해진다. 거액 기부의 효시인 록펠러는 53살에 세계 최대의 갑부가 되었으나 55살 때 불치병에 걸려 1년 이상 살지 못한다는 의사의 통보받았을 때, 그의 어머니는 록펠러에게 자선사업을 하도록 권했다. 그는 사회복지를 위해 그의 재산을 기부하면서 스스로 만족하고 행복을 느끼게 되었다. 그 결과 록펠러는 98살까지 행복하게 살았다.
우리 모두는 시한부 인생이다. 더욱이 인생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空手來空手去) 그러므로 우리는 세상을 떠나는 그 날까지 자기가 가진 것을 얼마나 가치 있게 쓰느냐가 중요하다. 결국 우리가 가지고 떠날 것은 하나도 없다. 다만 무엇을 남기고 갈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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