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빛이 서러워 김 한 호 아름다운 숲과 백사장으로 둘러싸인 소록도에 한센병 환자들은 보이지 않고 방문객들만 서성거리고 있었다. 처음으로 찾아가는 소록도 병원은 천형天刑의 문둥병 환자들이 사는 곳이라는 느낌보다는 조용한 공원 같았다. 해와 하늘빛이 문둥이는 서러워 보리밭에 달 뜨면 애기 하나 먹고 꽃처럼 붉은 울음을 밤새 울었다. 서정주 시인의 라는 시를 읽으면서 어릴 때 고향 친구를 생각하며 울었던 기억이 새삼스럽게 떠올랐다. 해와 하늘을 보며 문둥이는 하느님이 원망스러웠던 것이다. 무슨 죄를 지었다고 하늘이 이런 몹쓸 병을 주었단 말인가? 문둥이는 서러워 꽃처럼 붉은 울음을 밤새 울었으리라.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의 일이었을까? 어렴풋한 기억 속에 남아 있는 문둥병에 걸린 친구 생각에 차마 소록도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