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매일신문 - 김한호 에세이

어머니의 마음

김 한 호 2025. 5. 8. 20:13

어머니의 마음

 

김 한 호

문학박사ㆍ수필가ㆍ문학평론가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그런데 5월은 근로자의 날,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입양의 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과 석가탄신일, 동학농민혁명 기념일, 5.18민주화운동 기념일 등 기억해야 할 날들이 많은 달이다. 그중에서도 어버이 날은 부모님의 은혜를 잊을 수 없는 날이다.

 

어버이 날 노래는 1938년 양주동 시에 이흥렬이 작곡한 어머니의 마음이 있다. 이 노래는 1956어머니의 날이 제정된 이후 1973어버이 날로 바뀐 지금까지 어버이 날 행사 때 부르는 가곡이다. 이흥렬은 일본 유학을 뒷바라지 해준 홀어머니에 대한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 노래를 작곡했다.

 

이흥렬은 일제강점기 때 음악 공부를 하기 위해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 그러나 피아노가 없으면 작곡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어머니께 음악 공부를 더 이상 할 수 없어 귀국하겠다고 편지를 보냈다.

 

어머니는 편지를 받은 다음날 새벽부터 두 손이 피투성이가 되도록 산에서 솔방울을 따서 모았다. 불쏘시개로 화력이 좋은 솔방울을 팔아서 피아노 살 돈 400원을(1930년대 쌀 한 가마 13) 아들에게 보냈다. 아들이 눈물을 흘리며 첫 번째 작곡한 노래가 어머니의 마음이다.

 

낳으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 기르실 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며 / 손발이 다 닳도록 고생하시네 / 하늘 아래 그 무엇이 넓다 하리오 / 어머님의 희생은 가이 없어라

 

이 세상에서 어머니의 사랑만큼 변치 않는 것은 없다. 어머니의 사랑은 자식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숭고한 사랑이다. ‘부모은중경을 보면, 어머니는 아기를 낳을 적마다 서 말 석 되의 피를 흘리고, 아기를 기르면서 여덟 섬 너 말의 젖을 먹인다고 한다. 그래서 어머니의 뼈는 검고 가볍다고 했다.

 

신은 모든 곳에 존재할 수 없어서 어머니를 만들었다.”는 말처럼 어머니는 자신의 삶을 희생하면서 자식을 뒷바라지 해주는 고마운 분이시다. 역사를 통해서 보더라도 훌륭한 인물은 반드시 헌신적인 어머니가 있었다. 어머니의 마음은 자식의 성공과 행복을 위해서 모든 노력을 다한다. 그러므로 어머니의 사랑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놀라운 힘이요 위대한 빛이다.

 

그런데 핵가족이 되면서 전통사회의 효()가 무너지고 있다. 어른을 공경할 줄 모르고, 자식이 부모에게 효도할 줄 모르는 세상이 되고 있다. 그렇지만 옛 시조에 어버이 살아실 제 섬기기를 다 하여라. 지나간 후면 애닯다 어이 하리를 되새겨볼 때이다.

 

가정은 부모와 자녀가 만나는 보금자리이다. 또한 모든 교육의 근본은 가정교육에서 비롯된다. 가정교육은 부모가 자녀와 함께 가정에서 대화를 나눔으로써 이루어진다. 학교가 끝나자마자 과외학원에 보내고, 스마트폰에 매달려 사는 아이들은 부모로부터 올바른 가정교육을 배울 수가 없다. 더구나 자녀와 부모가 가정에서 대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의사소통이 단절된 가정은 문제가 있는 것이다.

 

시대가 급변하고 인정이 메말라가는 현대사회에서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은 자녀를 사랑하는 어머니의 마음이다. “세상이 오염되면 어머니가 오염되고, 어머니가 오염되면 자녀가 병든다는 말처럼 가정에서 어머니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5월은 사랑과 감사의 달이다. ‘어머니의 마음을 작곡한 사연처럼 부모님께 감사하고,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이 세상은 더욱 아름다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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